장용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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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들랭의 구(Dandelin Spheres)

타원

타원은 묘하다.
조화로운 원과는 다르게 살짝 틀어졌을 뿐인데, 몹시 복잡해진다.

고등학교 때, 문득 타원의 둘레가 궁금했다.

왜냐면 타원의 넓이야 정적분으로 유도하거나 정사영으로 유도하면 쉽게 abπ 꼴로 표현 되는데 반면 둘레에 대한 것은 언급도 잘 없었고, 챕터도 그리 깊지 않았다.
아마 적분에서 호의 길이를 구할 때, 극좌표 챕터쯤 뒤에 타원,쌍곡선 파트쯤 짤막하게 언급되었을 뿐이다.

당시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엔 충분했고, 당시 정사영의 매력에 매료되어있던 터라, 정사영을 이용한 타원의 둘레 구하기를 시도해보았다.

질문들

고등학생시절 여러 망상을 더러 하던 시기라, 이를 해소할때 페이스북 수학 그룹을 이용해 질문을 올리거나, 선생님을 귀찮게 메일을 보냈거나 했었다.
꿈은 계속 바뀌었지만, 당시엔(아마 고2 쯔음에) 한창 수학과를 꿈꾸었다. 망상은 여럿 발산하였으나, 돌이켜 보면 수렴할 능력 혹은 의지 까지는 없었던 것 같다. 무한한 질문에 답을 해줄 gpt가 있었더라면 달라질 수 있었을까? 가끔은 못다한 아쉬움만 남는다.

2014년 오일러데이, 오일러상수의 2.7…에서 유래해 2월 7일날 고등과학원에서 진행하는 오일러에 관한 대중강연을 들으러 다녀왔다. 네이버 블로그에 조잘조잘 남기던 시기라 어딘가 남겨놨을 줄 알았는데 지금은 아무 흔적이 없다.
잃어버린 기억같아 조금은 아쉽다. 지금 블로그를 쓰는 이유 중 하나도 기억하고 싶던것들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당시도 귀찮음이 많아, 남아있는건 이정도 인것 같다. 물리학자의 꿈도 그리 오래가진 않았다.

에드워드 위튼 교수님과 한컷

쨋든 다시 오일러 데이로 돌아와 보면. 정확히 무슨 강연을 들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오일러 항등식의 아름다움을 알려주는 자리 였을 것이다. 비록 지금은 잊혀졌지만 강연을 감명깊게 듣고와서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시기상 복소수, 기하와 벡터 이런 것들을 한창 배우던 시기라 배움의 경계안에서 상상을 펼치곤했다. \

사원수

목적성은 없는, 무언가 유도되는 그런 사고실험은 아니었지만, ‘그러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만 질문으로 남아있었다. 복소평면이라는 생소한 좌표계에 의문이 있던 터라 이를 공간으로 확장하면 어떨까? 그럼 어떤 축을 추가하면 좋을까? 와 같은 질문들을 떠올려봤다.
지금와 당시 영향을 받았던 책들을 떠올려보자면 이런 책들이 영향을 줬던 것 같다. 시리즈마다 뒷편에 앞의 내용을 활용한 버전의 창작 이야기가 실려있었는데, 그부분들을 읽기 좋아했다.

리만이 들려주는 4차원 기하학 이야기 - 예스24

리만이 들려주는 4차원 기하학 이야기. 우리는 3차원 공간에서 살고 있다. 그럼 4차원은 뭘까? 4차원 공간이 있고 그 곳에서 사는 사람들이나 물체들은 우리와 어떻게 다를까? 이런 의문을 품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4차원 이상의 기하...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483986
리만이 들려주는 4차원 기하학 이야기 - 예스24

그런 질문들을 해소할 곳이 없어, 당시 2학년때 담임선생님이시던 수학선생님께 메일을 보냈었다.

메일 전문
메일의 첨부 파일

나름 당시 혁신적인 아이디어다 생각하며 보냈고, 사려깊은 답장을 받았었다.

답장 전문

모르는 분야에 대한 키워드를 찾는것 조차 어려웠던 혹은 의지가 부족하던 시기인지라, 키워드는 나에게 좋은 답변이 되었다. 여기서 내가 수학에 더 뜻이 있었더라면 더 깊이 파고 들었지 않았을까? 그 이후 사원수에 대해서 찾아보고 들여다 보았으나, 이것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이어지지 않아 금방 흥미를 잃었다.
그렇게 10년이 넘게 흘렀고, GPT가 그시절 나에게 어떤 답변을 해주었을까?가 문득 궁금해져 물어보았다. 이것이 이글을 쓰게된 계기기도 하다.

GPT의 일침(?)

o3랑 요즘 대화 자주하곤 하는데, 좀 차가운, 냉정한 편이다. 그걸 감안하더라도 당시에도 이런답을 받았더라면 마음이 식었을지도 모르겠다. 치명적인 결함을 ‘콕’ 집어내다니. 그래도 왜 사원수가 필요하는지에 대해서는 좋은 답변이었다. 나에겐 수학자의 씨앗이 없었지만, 비슷한 질문에 대한 답을 필요로 하고 있는 사람에겐 큰 도움이 되었을 질문이다 싶다. 어쩌면 미래엔 학문적 질문은 더이상 학교가 아닌 곳에서 해결되지 않을까?

왜 j가 새로운 축이 아닌지, 왜 2차원에서 4차원으로 확장하는지에 대해서도 친절한 유도를 통해 10년만에 질문의 답을 찾아주었다.

8원수(Octonion), 16원수(Sedenion)같은 흥미로운 확장에 대한 키워드도 줍게 되었다. GPT와 같이 학창시절을 보냈다면 정말 재밌었겠다. 지나고 보니 그런 걸 수도.
이어서 대화를 하고 싶은 사람은 아래의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된다.

ChatGPT - 수학적 한계와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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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hatgpt.com/share/6805223e-7ef4-8013-90c3-84580538dca3
ChatGPT - 수학적 한계와 확장

당들랭의 구

다시 돌아와서 나의 발산하는 미제사건중 하나인 타원에 대한 질문은 페이스북에 올렸었다.
위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당시 정사영이 가져오는 성질에 매료되어있던터라, 둘레도 정사영을 통해 구해보려는 실수들을 저질러 공개된 곳에 올렸었다. 전개도에 직선으로 표현되는 것 부터 오류가 있었기에, 나 스스로도 증명되지 못하였지만, 당시 답변을 기억해봐도 아무튼 타원의 둘레는 어려운 것 이라고 종결지어졌었다.

공개된 곳에서 실수하기

어디서 부터 잘못된걸까?
이 질문을 고치기 위해서는 원기둥의 단면이 타원인가? 에 대해서 먼저 확인해야 했다.
시간이 흘러 수학과를 졸업하진 않았지만, GPT 의 도움과 함께 코드는 조금 짤 줄 알기에 만들어보았다. 수학적 증명은 아니더라도 직관을 도울 시뮬레이션을 만들었다. 이것 저것 슬라이드를 조정해보고 카메라를 돌려보며 살펴보자

원기둥을 지나는 기울어진 평면. 그 사이에 평면과 원기둥과 내접하는 구를 위아래로 두개 넣는다.
구 S1, S2과 평면이 만나는 점을 각각 F1, F2라 하고, 경사평면과 원기둥의 교선위의 임의의 점을 P라 하자.
이때 P를 원기둥의 축과 같은 방향으로 각 구의 접점과 연결하고 그 점을 각각 P1, P2라 하자. P의 위치가 변하더라고 P1P2의 길이는 변하지 않는다.

이때 구 외부의 점 P에서 내린 각각의 접선, PP1과 PF1, PP2와 PF2는 서로 길이가 같다. 이를 좀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측면에서 보기 버튼을 눌러보라
타원의 정의가 무엇인가?
평면위의 두 정점에서 거리가 일정한 점들의 집합이다.
이때 PF1은 PP1과 같고 PF2는 PP2와 같기 때문에 이 둘의 합도 P1P2와 같다. 그렇다면 경사평면의 타원의 초점은 F1과 F2가 된다.

당들랭의 구(Dandelin Spheres)는 보통 원뿔과 평면 사이에서 내접하곤 하는데, 이 경우에는 원기둥으로도 큰 무리는 없다.

타원의 둘레

내가 했던 큰 실수는 단면의 전개도를 잘못 표현한 것이다. 직선으로 그려질 순 없다.
이를 시각화 하기위해서 원통좌표계위의 원기둥을 만들어보았다. 아까와 비슷하다\

타원위의 임의의 점 P에 대한 각도 세타(θ)를 기준으로 높이에 대한 방정식을 구해보자.
기울어진 평면의 각도는 방향각은 없고 경사각 하나만 존재한다고 단순화하자. 이때 경사각 α는 평면의 기울기에 따라 변한다.
이때 원기둥을 펼쳐서 h(θ)를 평면상에 전개해보면 sin 함수 꼴로 표현된다.

이때 k = r tan α 는 상수이므로, 경사각에 따라 sin 함수의 진폭만 변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타원의 둘레는 이 함수를 적분해서 얻을 수 있다.

결국 타원의 둘레를 구하는 것은 sin 함수 호의 길이를 구하는 것과 같다.

어떤 함수 y = f(x)가 구간 [a, b]에서 미분 가능하고 도함수 f′(x)가 연속일 때, 이 구간에서 곡선 y = f(x)의 호의 길이 L은

L=ab1+(dydx)2dxL = \int_{a}^{b} \sqrt{1 + \left(\frac{dy}{dx}\right)^{2}} \, dx

로 주어진다.

공식의 유도는 각자 해보라.
이 공식을 적용하면 타원의 둘레는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 함수 : f(θ) = k sin θ (k = r tan α)
  • 구간 : [0, 2π]
  • 도함수 : f′(θ) = k cos θ

구간 [0, 2π]는 동일한 형태가 4번 반복되므로 구간을 [0, π/2]로 줄이고 4를 곱한다.

L=40π/2r2+(kcosθ)2dθL = 4 \int_{0}^{\pi/2} \sqrt{r^{2} + (k\cos\theta)^{2}} \, d\theta

여기에서 r2r^{2} 항이 빠지면 둘레가 과대평가되므로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여기서 k를 풀어주면 아래와 같은 꼴로 표현된다.

L=4r0π/21+tan2αcos2θdθL = 4r \int_{0}^{\pi/2} \sqrt{1 + \tan^2 \alpha \cos^2 \theta} \, d\theta

여기서 살짝 다듬어 보자.

1+tan2αcos2θ=1+tan2α(1sin2θ)=1+tan2αtan2αsin2θ1 + \tan^2 \alpha \cos^2 \theta = 1 + \tan^2 \alpha(1 - \sin^2 \theta) = 1 + \tan^2 \alpha - \tan^2 \alpha \sin^2 \theta

편의상 다음과 같이 정의하자.

m:=tan2α  (m>0),  A:=1+m=1+tan2α=sec2αm := \tan^2 \alpha \; (m > 0), \; A := 1 + m = 1 + \tan^2 \alpha = \sec^2 \alpha

그러면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1+mcos2θ=Amsin2θ=A1mAsin2θ\sqrt{1 + m\cos^2 \theta} = \sqrt{A - m\sin^2 \theta} = \sqrt{A} \sqrt{1 - \frac{m}{A}\sin^2 \theta}

여기서 m과 A를 대입하면 아래와 같이 표현할 수 있다.

mA=tan2α1+tan2α=sin2α\frac{m}{A} = \frac{\tan^2 \alpha}{1 + \tan^2 \alpha} = \sin^2 \alpha

sinα\sin \alpha 를 k로 치환하면 아래와 같이 표현할 수 있다.

L=4rA0π/21k2sin2θdθ=4rsecα0π/21k2sin2θdθL = 4r \sqrt{A} \int_{0}^{\pi/2} \sqrt{1 - k^2\sin^2 \theta} \, d\theta = 4r \sec \alpha \int_{0}^{\pi/2} \sqrt{1 - k^2\sin^2 \theta} \, d\theta

이때 적분 부분은 제 2종 완전 타원 적분 형태 라고 부른다. 그럼 아래와 같은식으로 정리할 수 있다.

L=4rsecα0π/21k2sin2θdθ=4rsecαE(k)L = 4r \sec \alpha \int_{0}^{\pi/2} \sqrt{1 - k^2\sin^2 \theta} \, d\theta = 4r \sec \alpha \cdot E(k)

여기서 E(k)는 제 2종 완전 타원 적분 함수이다.

그럼 여기서 4rsecα4r\sec \alpha 는 무얼 뜻하는가? 4는 각 사분면에 대한 곱이고,

rsecα=r1cosα=ar\sec \alpha = r \frac{1}{\cos \alpha} = a

이므로 타원의 반장축에 해당한다. 흔히 타원의 반장축은 a라고 표현한다.
조금만 다듬으면 아래와 같은 꼴로 정리된다

L=4aE(k)L = 4a \cdot E(k)

이럼 이제 증명까진 아니더라도 타원적분꼴을 유도하는 과정까진 끝났다.

이제 적분을 계산해보자.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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